10분이 남았다. 남자는 그에게 남은 시간을 그렇게만 일러주었다. 시간, 분, 초, 그런 구체적인 숫자는 의미가 없는 단위였다. 그는 수감된 이후 태어나 처음으로 아주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. 스스로도 찌꺼기 같은 기분 한 조각 남지 않을 만큼 개운하게 잤다고 자부했는데, 남자는 그가 고작 네 시간을 잤을 뿐이라며 혀를 찼다. 그의 독방에는 시계가 없었다. 10분이 남았다는 말을 들어도, 체감 시간이 얼마나 지나야 10분인지 알 수가 없었다. 그는 벽 한 구석에 머리를 기대었다. 전구는 어제부터 불안하게 깜박였다. 수명이 다 한 것일지도 몰랐다. 이토록 평온하게 시간을 흘릴 수 있는 것조차도 낯설기 짝이 없었다……. 전구가 한 번 크게 깜빡였다. 어둠은 몇 초 간 지속했고, 또 그가 고개를 조금 들자 ..
자기야, 신세대에는 천 가지가 넘는 스펙트럼이 존재해요. 분류도 다양해. 연구자들은 각지를 돌아다니며 신세대의 실태를 조사하고 비슷한 능력끼리 그룹으로 묶어 사전을 업데이트해요. 아, 자기 살아있을 때도 나와 있었나? 어플리케이션. 음, 자기 죽은 지 얼마나 됐지. 겉보기로는 영 알 수가 없네요. 그야, 미나의 능력은 출중하니까. 윌헬미나 머레이, 알아요? 아서 홈우드의 그러니까, 이를 테면 누이 같은 사람. 물건 복원 능력자예요. 망가진 물건의 설계도만 잘 알고 있으면 원래대로 복원이 가능하죠. 그래요. 자기는 지금 「물건」으로 인식된답니다. 참 우스운 일이죠? 우리의 이능력은 시신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아요. 어찌 보면 타당하죠. 신진대사가 멈춘 고깃덩이를 사람으로 인식했다면, 어떤 신세대는 맘 편히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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